박사급 5000여명…'창업의 산실' 홍릉이 뜬다

입력 2019-04-14 18:22   수정 2019-04-15 19:08

15일 '서울 홍릉 바이오허브 연구실험동' 개관

서울시, 창업 기업 '문턱' 낮춰



[ 박진우 기자 ]
“우리 같은 바이오 스타트업에는 세포배양기가 꼭 필요하지만 가격이 7억~8억원이나 해서 엄두도 못 냅니다. 대형병원에서 빌려 쓰려면 수십 일을 기다려야 하는데 바이오허브에서는 단돈 몇 만원에 원할 때마다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지원과 여건이면 홍릉은 한국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될 겁니다.”

지난 12일 서울 홍릉 바이오허브(옛 농촌경제연구원 부지)에서 만난 이성준 팡세 대표는 “초기 연구개발(R&D)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창업기업에는 바이오허브의 연구 실험 설비가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공세포 생산설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팡세는 바이오허브에 입주해 있는 19개 업체 중 하나다.

“고가 연구장비 맘껏 이용”

서울시가 국내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며 야심 차게 조성하고 있는 바이오허브에 연구실험동이 15일 개관한다. 현재 19개 바이오기업이 입주해 있는 산업지원동 옆에 세워진 연구실험동에는 세포배양기 입체현미경 등 바이오기업에 필수적인 41종 57개의 실험장비가 있다. 개당 수억원에 달하지만 입주기업들은 유지관리비 수준의 사용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레이저 치료용 의료기기 개발업체인 씨엠랩의 하태호 대표는 “바이오 분야는 다른 산업에 비해 신뢰성 있는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게 중요하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이들 실험설비를 쓸 수 있도록 부담을 덜어주면 R&D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건물에 약 20개 바이오기업을 추가로 입주시킬 계획이다. 임대료도 매달 3.3㎡당 2만5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연구실험동에 이어 오는 9월 콘퍼런스홀을 갖춘 지역열린동을 개관하고 2022년에는 글로벌 협력동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들 건물이 모두 완공되면 약 120개의 바이오기업이 입주하게 된다. 2만1397㎡ 규모의 옛 농촌경제연구원 부지가 거대한 바이오 클러스터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관련 시설 등 인프라에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황순욱 서울 바이오허브 센터장은 “입주 공간과 실험 설비, 콘퍼런스홀 등을 한곳에서 지원하는 곳은 여기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9개 대학, 6개 병원과 공동 연구

서울 바이오허브는 투자 유치나 기술사업화도 지원한다. 팡세는 산업지원동에 입주한 법무법인 태평양의 자문을 얻어 인공세포 생산설비를 특허 출원했다. 단백질 치료기술 개발회사인 셀렉스라이프사이언스가 183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비롯해 바이오허브 입주기업들의 투자유치액은 50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려대 등 13개 대학·연구기관과 바이오 연구장비 공동활용 및 전문인력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서울 바이오허브 인근 3㎞ 이내에 밀집한 9개 대학과 6개 병원의 연구인력 및 R&D 사업을 본격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9개 대학의 박사급 인력은 5200명, R&D 사업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홍릉 일대에 거대한 바이오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2023년까지 바이오허브를 비롯한 홍릉 일대에 총 200여 개 바이오기업이 몰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허브 인근 하월곡동 국방벤처센터 건물에는 30개 기업의 입주공간을 갖춘 생명공학기술(BT)-정보기술(IT) 융합센터가 2020년에 들어선다. 가까운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 부지에도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가 2023년 완공된다.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에는 50개 기업이 입주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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